일본인 친구의 서울 구경 리스트 ②

둘째 날은 일단 시장으로 향했다. 
첫 날도 그렇지만 이 친구의 관광 리스트,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전형적인 목록들이라고.
왜? 라고 물으면 블로그에 그렇게 쓰여있단다. ㅎㅎㅎ
다 그런거지. 솔직히 한국 여행객들이 일본 와서 사가는 일부 품목들 중 이해 안 가는 게 여러 개 있는데, 왜 사가냐 물으면 다 블로그나 인터넷에서 본 것들이어서다. 누군가에게는 좋으니까 그렇겠지?
 
암튼, 둘째 날 실행한 관광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둘째 날

 

1. 로컬 마켓에서 주전부리 ft. 광장시장 - 포장마차 떡볶이와 순대, 그리고 신발(?)

서울에서 나고 20여년을 살았던 나도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광장시장'을 드디어 가보는구나!
종로 3가에서 가깝기도 하고 분식이 먹고 싶기도 했고, 그것보다 전 날 갑자기 엄청난 비가 밤 새 내리는 바람에 둘 다 운동화가 흠뻑 젖었다.
이대로 신고 다니다가는 썩은 내가 진동하지 싶어 신발을 사야 했다😨 삼선 슬리퍼라도!
 
그렇게 비가 쏟아지더니 요 날은 아침부터 해가 쨍쨍이다. 20분을 걸어서 도착한 광장시장! 두근두근두근

일단 신발을 먼저 사고! 
(노스페이스 아웃렛 매장이 있어서 슬리퍼 사러 들어갔는데 친구 왈, 일본인들 사이에 알려진 곳이란다. 왜에?? 일본에는 노스페이스 아웃렛이 없던가???? - 실은 잘 모름 ㅎ)

와! 시장이다!	와! 생선이다! 갈치다!!
와! 간장게장!!!	와! 떡볶이!!!!

오랜만에 온 시장이라 재미있었지만 아쉬운 점이 더 눈에 띄는 건 어쩔 수 없다.
둘러보니 다 외국인이고 관광 안내원들도 중간중간 대기하고 계신다 (이 분들은 굉장히 친절하셨음)
이미 이곳은 로컬 시장이라기보다는 관광 상품이 되어 버려서 가격도 비싸고 분식 메뉴가 어느 가게든 다~~~ 똑같음. 
물론 요즘 한국 물가가 높다는 것도 알고 일본도 요즘 미친 듯이 매 달 다 오르고 있어서 인플레이션 이런 거 다 이해는 해. 하지만 두 번 갈 매력은 없었다 (원래 이랬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처음이라) 
계속 계속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되는 거 아닌가? 음... 

• 관광객에 맞춰진 메뉴와 가격이 뭐냐면
  • 굵직한 떡만 다섯 개인 떡볶이 3000원
  • 순대 손바닥만큼 (no 내장) 7000원 (???????????)
  • 오뎅 국물 요청했다 거절당함 (???????????????????????????????????!!!!!!!!!!!!!!!)

실망이지만, 뭐 사진만 보면 이미지는 괘안아서 친구에게는 꽤 만족스러운 장소였던 듯. 그럼 되었지 뭐.. 하하 
(내는 두 번 다시는 안간데이)
 

2. 명동 실탄사격장

난 이런 데가 있는 지를 몰랐는데 일본인들에게는 실탄 사격장들이 한국에 가면 반드시 해야 하는 목록에 들어있다고 한다.
일단 명동으로 걸어가 보았다. 더웠다....

일본에서는 실탄 총의 경우는 (클레이 사격도 포함) 자격증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는... 진짜 그냥 일본인 관광객을 위한 곳. 간판까지 그 건물에서 유일하게 한문으로 実弾射撃場（실탄사격장）이라고 딱 쓰여있고 들어가니 온통 일본 관광객들. 직원들도 일본어 빼라빼라. 가격은 10발에 40,000원!
(이번에 알았다. 서울에는 내가 사는 곳과 관광객들이 사는 곳이 따로 있다는 걸....다른 세상이야 다른 세상)
 
재미도 없었다. 왜냐고? 난 거의 제대로 못 맞췄거든 ㅎㅎ 점수가 66점. 그런데 친구는 96점! 아주 재미있었다고 한다. 그치! 나도 그 점수 나면 재밌어한다규! 

그리고 그 앞에 있는 김밥집에서 김밥을 흡입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

3. 올리브영

친구는 이미 계획이 다 있었다. 일본인들 사이에 유행하는 아이템들이..

• 야쿠르트 유산균

[Oliveyoung]에치와이 야쿠르트 프로바이오틱스 30포 (30일분)

• 바르는 팩

[Oliveyoung]브링그린 프레시볼팩 8g (8종 택1)

• 토너 패드

[Oliveyoung][응급진정패드] 아이소이 아크니닥터 1st 스팟 패드 60매

• 뷰센 미백 치약

[Oliveyoung]뷰센 뉴 28 치아미백제 (20g 추가 증정)

• 이니스프리 노세범 파우더

[Oliveyoung]이니스프리 노세범 AC 파우더 5g

4. 전통 찻집 ft. 인사동

목록에 인사동이 직접 있지는 않았지만 전통 찻집을 가고 싶다고 해서 인사동으로.
옛날 옛적(?)에 가보았던 쌍화차를 앉아서 마시던 (언제였는지도 가물가물) 전통 찻집을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싹 바뀌기는 했다. 
다양해지고 깨끗해지고 세련된 작은 쇼핑몰들도 생기고 뭐 나쁘지는 않았다. 한국은 거리들이 빠르게 진화해서 예전 모습을 찾으려는 건 어렵고 여행객들이 그런 모습을 찾는 건 아니니까.

찻집에 들어가서	복분자 차도 마시고
작은 쇼핑몰도 구경하고	한과도 사고

 

5. 프라이드치킨

숙소 근처에 아주아주 로컬한 치맥이 가능한 호프집이 있었다! 거길 가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인사동에서 돌아와 보니 휴무일이었다 😭😑
'중앙호프'라는 곳.. 흑
어쩔 수 없이 전 날 보아둔 코지(?)한 호프 '옥상'으로. 그리고 옥상에서 먹음. 

옥상 : 네이버

 

6.  마지막으로 진정한 분식

치킨 잔뜩 먹었지만, 아침에 들른 광장시장에서의 분식이 굉장히 아쉬워 진짜 분식 포장마차를 찾으러 떠났다(?)
 
종로를 여기저기 쏘아다니다 보니 오오오오! 드디어 발견!
 
그래, 광장시장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 게 내가 세상 물정을 몰라서가 아니라규!
 
떡볶이 1인분 4000원 (양이 많음. 떡 다섯 개 아님. 파와 어묵 들어있음)
순대 + 튀김 or 계란김밥 or 김밥 5000원!!!
 
감동으로 메뉴를 먼저 찍고
한 짝대기 1,000 원하는 어묵 하나씩 쳐묵쳐묵 하고 숙소로 돌아와 다시 기절을 했다.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27,000보를 걸었더라고 아하하 😱🫢😎